국민연금을 9년 11개월 냈다면 노령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낸 보험료에 이자를 붙여 한 번에 돌려주고 끝입니다.
10년(120개월)이 기준선입니다. 하루라도 모자라면 평생 받는 연금이 아니라 일시금이 되고, 하루라도 넘으면 죽을 때까지 매달 나옵니다.
다행히 모자란 기간을 채우는 방법이 여러 개 있습니다. 보험료를 내지 않은 기간을 그냥 인정해주는 제도도 있고, 이 중 두 가지는 2026년부터 조건이 좋아졌습니다.
국민연금법 조문을 직접 확인해 자격 요건과 예외를 정리했습니다.
조건은 두 개뿐입니다
노령연금 수급자격은 국민연금법 제61조 제1항에 한 문장으로 들어 있습니다. 가입기간 10년 이상, 그리고 정해진 나이 도달. 이게 전부입니다.

노령연금과 기초연금은 다른 제도입니다. 노령연금은 내가 낸 보험료를 근거로 받는 것이라 재산이 많아도 나옵니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중 소득 하위 70%에게 주는 별개의 복지제도입니다. ‘노령연금’을 검색하면서 기초연금을 찾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나이 요건은 출생연도에 따라 60세부터 65세까지 다릅니다. 법 본문은 60세라고 돼 있지만 부칙 제8조가 출생연도별로 최대 5세를 더하도록 정하고 있어서,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입니다. 출생연도별 나이표는 국민연금 수령나이 글에 정리해뒀습니다.
10년에서 하루 모자라면 어떻게 되나
반환일시금이 됩니다(제77조 제1항 제1호).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인 사람이 60세가 되면, 그동안 낸 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한 번에 지급합니다. 회사가 낸 몫까지 포함해서 돌려줍니다.
돈을 떼이는 건 아닙니다. 다만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 노령연금 — 죽을 때까지 매달, 물가에 연동해 오르면서 나옵니다.
- 반환일시금 — 낸 만큼 + 이자, 한 번 받고 끝입니다.
오래 살수록 격차가 벌어집니다. 그래서 10년에 근접했다면 어떻게든 채우는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가입기간이 20년을 넘으면 기본연금액 100%를 받습니다. 10년이면 50%이고, 10년을 넘는 1년마다 5%p씩 붙습니다(제63조 제1항). 15년이면 75%입니다. 10년은 자격선일 뿐, 오래 낼수록 유리한 구조입니다.
120개월을 채우는 세 가지 방법
이미 지나간 기간도 되살릴 수 있습니다.

추후 납부 — 비어 있는 기간을 메운다
실직·휴직·사업 중단 등으로 납부예외 처리됐던 기간의 보험료를 지금 내는 제도입니다(제92조). 최대 10년 미만 범위에서 신청할 수 있고, 분할납부도 됩니다.
다만 보험료 계산은 지금 소득 기준입니다. 신청한 날이 속한 달의 기준소득월액으로 계산하므로, 소득이 높을 때 신청하면 부담이 커집니다.
반납 — 예전에 받아간 돈을 되돌린다
과거에 퇴직하면서 반환일시금을 받아간 적이 있다면, 그 돈에 이자를 더해 돌려주고 그 기간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제78조). 1999년 이전에 직장을 옮기며 일시금을 받은 경우가 여기 해당합니다.
임의계속가입 — 60세 이후에도 계속 낸다
60세가 됐는데 10년이 안 되면, 65세까지 계속 납부할 수 있습니다(제13조 제1항). 다만 보험료를 한 번도 낸 적이 없는 사람과 이미 반환일시금을 받아간 사람은 신청할 수 없습니다.
보험료를 안 낸 기간도 인정받습니다
돈을 내지 않았는데 가입기간으로 쳐주는 제도가 세 가지 있습니다. 이 중 두 가지가 2025년 4월 개정으로 확대됐고, 2026년부터 적용됩니다.

군 복무 크레딧 — 6개월에서 12개월로
종전에는 6개월만 인정했는데 최대 12개월로 늘었습니다(제18조 제1항). 대상도 현역병뿐 아니라 사회복무요원·상근예비역·전환복무까지 포함됩니다. 다만 복무 기간이 6개월 미만이면 적용되지 않습니다.
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 재직기간에 이미 포함된 기간은 제외됩니다(같은 조 제2항). 중복으로 인정받을 수는 없습니다.
출산 크레딧 — 둘째부터에서 첫째부터로
종전에는 둘째 자녀부터 인정했는데, 이제 첫째 자녀부터 12개월이 붙습니다(제19조 제1항).
- 자녀 1명 — 12개월
- 자녀 2명 — 24개월
- 자녀 3명 — 24개월 + 18개월 = 42개월
- 자녀 4명 — 24개월 + 36개월 = 60개월
부모가 모두 가입자라면 합의해서 한 사람에게 몰아주거나, 합의하지 않으면 절반씩 나눠 산입됩니다(같은 조 제2항).
실업 크레딧 — 유일하게 신청이 필요합니다
구직급여를 받는 기간을 최대 12개월까지 가입기간으로 넣어줍니다(제19조의2). 다만 조건이 둘 있습니다. 재산·소득이 기준 이하여야 하고, 인정소득 기준 보험료의 일부를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군 복무와 출산 크레딧은 노령연금을 받을 때 자동으로 반영됩니다. 반면 실업 크레딧은 구직급여를 받는 동안 직접 신청해야 합니다. 지나가면 소급이 안 되는 유일한 항목입니다.
55세부터 받는 조기노령연금, 자격이 따로 있습니다
나이가 안 됐어도 앞당겨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제61조 제2항).
-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일 것 — 이건 동일합니다.
- 55세 이상일 것 — 출생연도에 따라 최대 60세로 늦춰집니다.
-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지 않을 것 — 이게 조기노령연금만의 요건입니다.
일을 하고 있으면 조기 수급 자격 자체가 없습니다. 받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면 지급이 정지됩니다(제66조 제1항). 일을 그만두거나 60세가 되면 다시 나옵니다.
대가는 영구 감액입니다. 5년 일찍 받으면 70%만 받고, 그 비율이 평생 유지됩니다(제63조 제2항).
- 5년 일찍 — 70% / 4년 일찍 — 76%
- 3년 일찍 — 82% / 2년 일찍 — 88% / 1년 일찍 — 94%
반대로 늦게 받으면 1개월마다 0.6%씩 늘어납니다(제62조 제2항). 5년 미루면 36% 증액입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연기연금과 조기연금 비교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받으면서 일해도 됩니다 — 2026년에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노령연금은 일해도 계속 나옵니다. 조기노령연금과 달리 지급이 정지되지 않습니다. 다만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일부가 깎입니다(제63조의2).
그런데 2025년 12월 개정으로 이 기준이 완화됐습니다. 기존에 있던 하위 두 구간이 삭제되면서, 초과소득월액 200만원 미만은 아예 감액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초과소득월액이 핵심입니다. 감액 기준은 내 소득 전체가 아니라, 내 소득월액에서 A값(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월액)을 뺀 금액입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월 300만원 벌면 깎인다’가 아니라 ‘A값을 빼고 남은 게 200만원을 넘으면 깎인다’입니다.
A값은 매년 새로 산정돼 국민연금공단이 공표합니다(제51조 제1항 제1호). 그해 값이 얼마인지에 따라 감액 여부가 갈리므로, 정확한 금액은 공단에서 확인하시는 게 맞습니다.
추가로 두 가지 제한이 있습니다.
- 감액분은 노령연금액의 2분의 1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많이 벌어도 절반은 반드시 나옵니다.
- 감액은 60세 이상 65세 미만 기간에만 적용됩니다(법문 기준). 그 기간이 지나면 소득이 얼마든 전액 나옵니다.
이 개정은 2025년 1월 1일 이후 발생한 소득부터 적용됩니다(부칙 제2조). 소급 적용되는 셈입니다.
이혼했다면 배우자 연금도 나눠 받습니다
분할연금이라는 별도 제도가 있습니다(제64조). 내 가입기간이 10년이 안 돼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경로이기도 합니다.
요건은 네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일 것 — 배우자의 가입기간 중 혼인 기간 기준입니다. 별거·가출 기간은 빠집니다.
- 배우자와 이혼했을 것
-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 본인이 60세가 되었을 것
금액은 배우자의 노령연금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입니다(같은 조 제2항).
청구 기한이 있습니다. 위 네 가지를 다 갖춘 때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 놓치면 소멸합니다.
짧게 다시 정리하면
- 수급자격은 가입기간 10년 이상 + 출생연도별 나이 도달 두 가지뿐입니다. 소득·재산은 보지 않습니다.
- 10년에서 모자라면 반환일시금이 됩니다. 추납·반납·임의계속가입으로 채울 수 있고, 세 가지를 함께 쓸 수 있습니다.
- 군 복무 12개월·출산 첫째부터 12개월로 크레딧이 확대됐습니다. 이 둘은 자동 반영이지만 실업 크레딧만은 직접 신청해야 합니다.
- 조기노령연금은 일을 하지 않아야 받을 수 있고, 최대 30% 영구 감액됩니다.
- 노령연금은 일해도 나옵니다. 2026년부터 초과소득월액 200만원 미만은 감액 없음으로 기준이 완화됐습니다.
- 이혼했다면 분할연금이 있습니다. 요건 충족 후 5년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내 가입기간이 정확히 몇 개월인지는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나 ‘내 곁에 국민연금’ 앱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상수령액 조회 방법도 함께 정리해뒀습니다.
매달 내는 보험료가 실수령액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는 2026년 연봉 실수령액 글에서 다뤘습니다.
※ 이 글의 모든 요건과 숫자는 2026년 8월 2일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국민연금법 [시행 2026.1.1. 법률 제21203호] 원문을 확인한 값입니다. 근거 조문 — 제13조(임의계속가입자), 제18조(군 복무 크레딧), 제19조(출산 크레딧), 제19조의2(실업 크레딧), 제61조(노령연금 수급권자), 제62조(지급 연기), 제63조(노령연금액), 제63조의2(소득활동에 따른 노령연금액), 제64조(분할연금), 제66조(조기노령연금 지급 정지), 제77조(반환일시금), 제78조(반납금), 제92조(추후 납부), 부칙 제8조(지급연령 특례). 개별 사안은 국민연금공단(1355)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