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3,000만원을 받았을 때 세금은 0원일 수도 있고 4,424,750원일 수도 있습니다.
금액이 같은데 왜 다를까요. 근속연수 때문입니다. 1년 다니고 받으면 4,424,750원을 떼고, 15년을 다녔으면 한 푼도 안 뗍니다.
퇴직소득세는 근로소득세와 계산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오래 다닐수록 세금이 줄어드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서, 같은 금액이어도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소득세법 조문을 직접 확인해 계산기를 만들고, 구간별로 계산했습니다.
근속연수가 세금을 정합니다

눈여겨볼 지점이 두 개 있습니다.
- 1년 근속이 유난히 무겁습니다. 3,000만원에 4,424,750원, 실효세율 14.75%입니다. 5년만 되어도 852,500원(2.84%)으로 뚝 떨어집니다.
- 어느 지점부터는 0원이 됩니다. 3,000만원 기준으로는 근속 15년부터입니다.
퇴직금을 얼마 받느냐만 보고 세금을 가늠하면 어긋납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근속연수를 모르면 세금을 계산할 수 없습니다.
퇴직금 자체를 얼마 받는지, 1년 알바도 받을 수 있는지는 퇴직금 계산기 글에 정리해뒀습니다.
왜 오래 다닐수록 싸지나
핵심은 환산급여라는 개념입니다. 퇴직금은 여러 해에 걸쳐 쌓인 돈인데, 받는 건 한 번입니다. 이걸 그냥 1년 소득으로 보고 세율을 매기면 세금이 과하게 나옵니다.
그래서 법은 퇴직금을 근속연수로 나눠 ‘1년치’로 환산한 뒤 세율을 적용하고, 다시 근속연수를 곱해 되돌립니다.
퇴직소득금액에서 근속연수공제를 빼고, 그 금액을 근속연수로 나눈 다음 12를 곱한 금액을 ‘환산급여’라 한다 — 소득세법 제48조 제1항
근속연수로 나누기 때문에 오래 다닐수록 환산급여가 작아집니다. 환산급여가 작아지면 낮은 세율 구간에 들어가고, 환산급여공제까지 더 크게 받아 세금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반대로 근속 1년이면 나누는 수가 1이라 환산급여가 그대로 12배로 튑니다. 3,000만원 퇴직금의 환산급여가 348,000,000원이 되는 이유입니다. 3억 4천만원 소득으로 취급되니 세율도 높게 걸립니다.
계산은 다섯 단계입니다
퇴직금 5,000만원, 근속 10년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 근속연수공제를 뺍니다 — 10년이면 1,500만원. 5,000만 − 1,500만 = 35,000,000원
- 환산급여로 바꿉니다 — 35,000,000 ÷ 10 × 12 = 42,000,000원
- 환산급여공제를 뺍니다 — 800만 + (4,200만 − 800만) × 60% = 28,400,000원
- 과세표준이 나옵니다 — 4,200만 − 2,840만 = 13,600,000원
- 세율을 적용하고 되돌립니다 — 13,600,000 × 6% = 816,000원, 이를 ÷12 ×10년 하면 680,000원
여기에 지방소득세 10%(68,000원)가 붙어 총 748,000원입니다. 5,000만원을 받아 49,252,000원이 손에 들어옵니다.
5단계가 번거로워 보이지만 구조는 단순합니다. 두 번 공제하고, 나눴다가, 세율 매기고, 다시 곱합니다.
세금을 깎는 두 개의 표

환산급여 800만원 이하는 전액 공제입니다. 과세표준이 0이 되므로 세금도 0원입니다. 앞에서 본 ‘근속 15년이면 0원’이 여기서 나옵니다.
근속연수공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20년을 다녔다면 그것만으로 4,000만원이 빠집니다. 퇴직금이 4,000만원 이하라면 계산할 것도 없이 세금이 0원입니다(소득세법 제48조 제2항).
근속연수를 셀 때 1년 미만은 1년으로 올립니다. 1년 2개월 근무했다면 2년으로 계산합니다. 며칠 차이로 근속연수가 한 해 늘어나면 세금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금액대별로 보면
근속 10년을 기준으로 퇴직금 액수만 바꿔봤습니다.
- 2,000만원 — 세금 0원 (실효 0.00%), 실수령 20,000,000원
- 3,000만원 — 세금 220,000원 (실효 0.73%), 실수령 29,780,000원
- 5,000만원 — 세금 748,000원 (실효 1.50%), 실수령 49,252,000원
- 8,000만원 — 세금 2,750,000원 (실효 3.44%), 실수령 77,250,000원
- 10,000만원 — 세금 4,262,500원 (실효 4.26%), 실수령 95,737,500원
실효세율이 매우 낮습니다. 근로소득이었다면 같은 금액에 훨씬 많은 세금이 붙습니다. 퇴직소득이 별도로 분류과세되고 공제가 두 번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근속 20년에 퇴직금 1억원이면 세금은 1,232,000원, 실효세율 1.23%입니다. 오래 다닌 사람에게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는 게 숫자로 드러납니다.
매달 월급에서 떼이는 세금 구조가 궁금하다면 연봉 실수령액 글과 비교해 보시면 차이가 확실합니다.
세금을 미루는 방법이 있습니다
퇴직금을 IRP 같은 연금계좌로 받으면 그 시점에는 세금을 떼지 않습니다.

소득세법 제146조 제2항이 정한 두 가지 경우입니다.
- 퇴직일 현재 연금계좌에 있거나 연금계좌로 지급되는 경우
- 퇴직해서 지급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연금계좌에 입금되는 경우
이 경우 연금외수령을 하기 전까지 원천징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조문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이 경우 제1항에 따라 소득세가 이미 원천징수된 경우 해당 거주자는 원천징수세액에 대한 환급을 신청할 수 있다.
이미 세금을 떼고 받았더라도 60일 안에 연금계좌에 넣으면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퇴직금이 통장에 들어온 뒤라도 늦지 않습니다.
나중에 연금으로 받으면 세율이 깎입니다
미룬 세금을 나중에 낼 때,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원래 세율보다 낮게 적용됩니다(소득세법 제129조 제1항 제5호의3).
- 실제 수령연차 10년 이하 — 원래 세율의 70%
- 10년 초과 20년 이하 — 60%
- 20년 초과 — 50%
오래 나눠 받을수록 더 깎입니다. 20년을 넘겨 수령하면 세금이 절반이 됩니다. ‘70%·60%’까지만 알려진 경우가 많은데 20년 초과 50% 구간이 따로 있습니다.
다만 연금계좌는 중간에 빼 쓰기 어렵고 운용 책임이 본인에게 있습니다. 연금저축과 IRP의 차이를 먼저 보고 판단하시는 게 좋습니다.
놓치기 쉬운 것들
중간정산을 받았다면 근속연수가 끊깁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으면 그 시점부터 근속연수가 새로 계산됩니다. 20년 다닌 사람이 10년째에 중간정산을 받았다면, 이후 퇴직할 때는 근속 10년으로 잡힙니다.
근속연수가 짧아지면 세금이 늘어납니다. 당장 목돈이 필요해 중간정산을 고민한다면 이 부분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퇴직소득은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와 무관합니다
퇴직소득은 분류과세입니다.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따로 계산해서 끝납니다. 회사가 원천징수하면 그것으로 납세가 완료되므로 따로 신고할 필요가 없습니다.
연봉이 높다고 퇴직소득세율이 올라가지 않고, 반대로 퇴직금을 받았다고 근로소득세가 늘지도 않습니다.
같은 해에 두 번 퇴직했다면
한 해에 두 곳에서 퇴직금을 받았다면 합산해서 정산해야 합니다(소득세법 제148조). 나중 회사에 이전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내면 합산해 다시 계산해 줍니다. 하지 않으면 나중에 추가로 낼 수 있습니다.
사업자라면 노란우산공제도 공제금을 받을 때 퇴직소득으로 과세됩니다. 구조가 같습니다.
짚어둘 것
- 퇴직금 3,000만원 기준으로 근속 1년은 4,424,750원, 근속 15년은 0원입니다. 금액이 아니라 근속연수가 세금을 정합니다.
- 구조는 퇴직금을 근속연수로 나눠 1년치로 환산한 뒤 세율을 매기고 다시 되돌리는 방식입니다. 오래 다닐수록 유리합니다.
- 환산급여가 800만원 이하면 세금이 0원입니다. 근속연수공제만으로 퇴직금 전액이 덮이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 근속연수 1년 미만은 1년으로 올립니다. 며칠 차이로 세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퇴직 후 60일 이내 IRP 입금이면 세금이 이연되고, 이미 뗐어도 환급 신청이 가능합니다.
-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세율이 70% → 60% → 50%로 깎입니다. 20년 넘게 수령하면 절반입니다.
- 중간정산을 받으면 근속연수가 새로 시작돼 나중 세금이 늘어납니다.
본인 퇴직금의 정확한 세액은 회사에서 발급하는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에 단계별로 적혀 있습니다. 위 계산 순서와 대조해 보면 어디서 얼마가 빠졌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의 계산과 세율은 2026년 8월 26일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소득세법 [시행 2026.1.1. 법률 제21221호] 원문을 확인해 재테크랩이 직접 계산한 값입니다. 근거 조문 — 제48조(퇴직소득공제), 제55조(세율), 제129조 제1항 제5호의3(연금수령 원천징수세율), 제146조(퇴직소득 원천징수), 제148조(퇴직소득에 대한 세액정산). 지방소득세는 지방세법에 따라 소득세액의 10%로 반영했습니다. 임원 퇴직금 한도 초과분, 중간정산 이력, 동일 과세기간 내 복수 퇴직 등 개별 사정에 따라 실제 세액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금액은 원천징수영수증 또는 세무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