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떨어질 것 같아서 인버스를 샀다고 해봅시다. 그리고 실제로 지수가 떨어졌습니다. 그러면 벌었을까요.
2026년 2월 27일부터 7월 29일까지 코스피200은 −4.37%였습니다. 같은 기간 KODEX 인버스는 −14.90%였습니다. 방향을 맞혔는데 지수보다 세 배 넘게 잃었습니다.
흔한 설명은 ‘수수료가 비싸서 녹는다’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비용이 얼마나 빠져나갔는지 1,613거래일치를 역산해봤습니다. 결과는 통념과 달랐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원인을 셋으로 나눠 보고, 그중 어느 것이 진짜 주범인지까지 숫자로 갈랐습니다.
방향을 맞히고도 잃는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먼저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보겠습니다. 구간을 어떻게 자르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최근 1개월 — 지수 −34.31%, 인버스 +44.08%. 급락 구간에서는 −1배보다 오히려 더 벌었습니다.
- 최근 3개월 — 지수 −11.32%인데 인버스는 −1.50%. 지수가 11% 넘게 빠졌는데 인버스는 벌기는커녕 손실이었습니다.
- 2월 27일~7월 29일(102거래일) — 지수 −4.37%, 인버스 −14.90%.
같은 ‘하락’이라도 어떻게 하락했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한 번에 쭉 빠지면 인버스가 크게 벌고, 오르내리며 조금씩 빠지면 인버스도 같이 잃습니다.
상품이 고장 난 건 아닙니다
그럼 이 ETF가 약속을 어기고 있는 걸까요. 최근 60거래일 동안 하루 단위로 지수와 인버스가 몇 배로 움직였는지 재봤습니다.
- 일간 배율 중앙값 −1.006배
- 일간 배율 평균 −0.951배
하루로 끊어 보면 정확히 −1배입니다. 이 상품이 약속한 것은 ‘기간 −1배’가 아니라 ‘일간 −1배’이고, 그 약속은 지키고 있습니다.
문제는 매일 기준점이 새로 잡힌다는 데 있습니다. 어제 얼마였든 오늘은 오늘 종가를 기준으로 −1배를 맞춥니다. 그래서 하루하루는 정확해도 여러 날이 쌓이면 기간 전체로는 −1배가 되지 않습니다.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지수가 −10% 빠졌다가 다음 날 +11.1% 올라 제자리로 왔다고 하면, 인버스는 +10% 뒤 −11.1%라서 0.988배, 즉 −1.2%입니다. 지수는 본전인데 인버스는 손실입니다. 같은 원리가 반대 방향으로 작동하는 것이 레버리지입니다.
−61.91%를 원인별로 뜯어보면
최근 1년 이 ETF는 −61.91%였습니다. 이 손실이 어디서 왔는지 셋으로 나눠봤습니다.

- 방향 — 같은 기간 코스피200이 +106.90% 올랐습니다. 하락에 건 상품인데 시장이 두 배가 됐으니, 손실의 대부분은 여기서 나옵니다. 단순 −1배였어도 −106.90%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 일간 복리 — 위에서 본 구조입니다. 등락이 반복될수록 기간 수익률이 −1배에서 멀어집니다. 역설적으로 이번 1년은 이 효과가 손실을 줄이는 쪽으로 작동했습니다. −106.90%는 애초에 불가능한 값이고(최대 −100%), 실제로는 −61.91%에서 멈췄습니다.
- 비용 — 여기가 통념과 갈리는 지점입니다. 아래에서 따로 보겠습니다.
인버스로 손해를 봤다면, 원인의 대부분은 ‘시장 방향을 잘못 봤다’는 것입니다. 구조나 수수료는 그다음 문제입니다. 이 순서를 뒤집어 이해하면 엉뚱한 곳을 고치게 됩니다.
‘언제 샀나’보다 ‘어떻게 샀나’
지금까지의 숫자는 모두 1년 전 하루에 전액을 넣었다면을 가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사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월급날마다 조금씩 삽니다.
그래서 같은 1,200만 원을 넣는 방식만 바꿔서 다시 계산했습니다. 기간과 종목은 그대로이고, 매수 시점만 다릅니다.

- 한 번에 — 평균 매수단가 3,450원, 1년 뒤 −61.91%
- 매월 100만 원씩(13회) — 평균단가 1,855원, −29.18%
- 매주(53회) — 평균단가 1,758원, −25.26%
- 매 거래일(244회) — 평균단가 1,741원, −24.53%
이유는 평균 매수단가에 있습니다. 이 상품은 1년 내내 내렸기 때문에, 나중에 살수록 싸게 샀습니다. 한 번에 산 사람은 가장 비쌌던 시점의 가격(3,450원)에 묶였고, 나눠 산 사람은 평균 1,741~1,855원에 샀습니다.
다만 어떻게 사도 마이너스였습니다. 적립식은 손실을 32.73%p 줄여줬을 뿐, 방향이 틀린 것을 되돌리지는 못했습니다. 매일 나눠 사도 −24.53%입니다.
그럼 적립식이 항상 유리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계산을 코스피200에 해보면 결과가 반대로 나옵니다.

- KODEX 200 1년 — 일시 +106.90% vs 매월 +40.77%. 가파르게 오른 구간에서는 일찍 전액을 넣은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했습니다.
- KODEX 200 5년 — 일시 +129.16% vs 매월 +145.63%. 오르내림이 섞인 긴 구간에서는 적립식이 앞섰습니다.
정리하면 적립식은 ‘더 버는 방법’이 아니라 ‘진입 시점 하나에 결과가 좌우되지 않게 하는 방법’입니다. 한 방향으로 쭉 오르는 구간에서는 오히려 손해고, 굴곡이 있거나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충격을 줄여줍니다.
계산 조건은 이렇습니다. 총 투입금 1,200만 원을 각 방식으로 균등 분할했고, 분배락이 반영된 수정주가를 써서 분배금 재투자를 가정했습니다. 매매수수료·세금은 넣지 않았고, 방식 간 비교가 목적이라 소수점 매수를 허용했습니다.
‘수수료 때문에 녹는다’는 맞지 않았습니다
비용이 실제로 얼마나 빠져나갔는지는 직접 재볼 수 있습니다. 매일 −1배로 복리를 굴렸을 때의 이론값을 계산해 두고, 실제 이 ETF 가격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곧 비용과 그 밖의 요인입니다.
2020년 1월부터 2026년 7월까지 1,613거래일을 이 방식으로 계산했습니다. 결과를 연도별로 나눠 보니 뚜렷한 패턴이 나왔습니다.

이유는 이 상품의 구성에 있습니다. 인버스는 주식을 파는 게 아니라, 현금을 들고 지수선물을 매도해서 −1배를 만듭니다. 실제 자산구성 공시를 보면 원화현금 100%로 잡힙니다.
- 선물은 증거금만 있으면 포지션을 잡을 수 있습니다.
- 그래서 자산의 대부분이 현금으로 남아 이자가 붙습니다.
- 금리가 3%대면 그 이자가 총보수 0.64%를 넘어섭니다.
고금리 국면에서는 인버스의 순비용이 마이너스, 즉 오히려 보탬이 됐습니다. ‘수수료가 비싸서 녹는다’는 설명은 적어도 2023년 이후 데이터와는 맞지 않습니다. 녹는 진짜 이유는 방향과 일간 복리입니다.
계산 과정에서 한 가지 바로잡은 것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론값의 기준을 KODEX 200 시세로 잡았는데, 이 시세는 배당이 반영된 수정주가라 연 2.00%만큼 이론값이 왜곡됐습니다. 인버스가 추종하는 것은 배당이 포함되지 않는 선물 기준 가격지수이므로, 기준을 코스피200 가격지수로 바꿔 다시 계산한 값이 위 숫자입니다.
구조상 알아둘 것 하나

숫자로 잘 드러나지 않는 비대칭이 하나 있습니다.
- 인버스가 잃을 수 있는 최대치는 −100%입니다. 원금까지입니다.
- 지수가 오를 수 있는 폭에는 상한이 없습니다. 실제로 최근 1년 코스피200은 +106.90%였습니다.
그래서 맞혔을 때 버는 폭과 틀렸을 때 잃는 폭이 같지 않습니다. 지수가 두 배가 되면 인버스는 −100%에 가까워지지만, 지수가 반토막 나도 인버스가 두 배가 되지는 않습니다(일간 복리 때문에 그보다 더 벌 수도, 덜 벌 수도 있습니다).
총보수는 연 0.64%로 KODEX 200(0.15%)의 4.3배입니다. 다만 위에서 봤듯 현금 이자가 이를 상쇄하므로, 표면 보수만으로 실질 부담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상품을 볼 때 확인할 것
- ‘언제 얼마나’까지 보고 있는가 — ‘떨어질 것 같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한 번에 빠지는지, 오르내리며 빠지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 얼마나 들고 있을 생각인가 — 일간 복리의 어긋남은 보유 기간이 길수록 커집니다. 3개월간 지수가 −11.32%였는데 인버스가 −1.50%였던 구간이 그 예입니다.
- 비용을 표면 숫자로만 보고 있지 않은가 — 0.64%라는 숫자보다 금리 국면이 실질 비용을 더 크게 좌우했습니다.
- 틀렸을 때 얼마를 잃는지 계산해봤는가 — 최근 1년이 −61.91%였습니다.
이 상품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짧은 기간, 분명한 방향을 전제로 설계된 도구이고 그 용도로는 작동합니다. 실제로 최근 한 달처럼 급락이 이어진 구간에서는 +44.08%였습니다.
다만 ‘지수가 빠지면 그만큼 번다’로 알고 오래 들고 있는 경우, 위에서 본 102거래일 구간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지수도 내리고 내 계좌도 내려 있는 상황입니다.
이 글은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시세와 공시 데이터를 받아 직접 계산한 결과이며, 과거 수익률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시세 수치는 2026년 7월 29일 종가 기준, 상품 정보는 2026년 7월 기준입니다. 비용 역산은 일간 −1배 복리 이론값과 실제 가격의 차이를 계산한 것으로, 총보수·현금 이자·선물 롤오버·베이시스 등이 모두 합쳐진 값이며 항목별로 분리한 수치가 아닙니다. 파생형 상품의 과세는 개인·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수의 향후 방향은 다루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데이터를 어디서 가져왔나
- 네이버 금융 — 일별 시세(114800·069500)·코스피200 가격지수(2020.01~2026.07, 1,613거래일)·ETF 상세(FnGuide 제공): finance.naver.com
- 일간 배율·복리 이론값·연도별 이탈 역산은 위 데이터를 받아 재테크랩이 직접 계산
- 기준금리 수준은 한국은행 공표 기준금리의 시기별 대략치를 참고 구간으로만 표기
같은 일간 복리 구조를 반대 방향에서 본 글은 KODEX 레버리지 편에 있습니다. 코스피200 자체를 뜯어본 글은 여기, ETF가 처음이라면 이 글부터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