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거의 같은 반도체 ETF 두 개가 있습니다. KODEX 반도체와 TIGER 반도체TOP10입니다. 총보수도 둘 다 0.45%로 같습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167.76%와 +134.12%였습니다. 33.64%p 차이입니다.
그런데 3년으로 늘려서 보면 +184.72%와 +187.55%, 거의 같아집니다. 같은 두 상품인데 어느 구간을 자르느냐로 결론이 바뀝니다.
왜 그런지 파보다가 제 계산이 한 번 틀렸습니다. 그 과정까지 그대로 적었습니다. 원인은 결국 지수를 만드는 규칙에 있었습니다.
어느 구간을 자르느냐로 결론이 바뀝니다
먼저 두 상품을 같은 기준일로 놓고 계산했습니다. 둘 다 분배락이 반영된 수정주가라 분배금이 이미 포함된 수치입니다.

- 최근 1년 — KODEX +167.76% vs TIGER +134.12%. KODEX 33.64%p 우위
- 최근 3년 — KODEX +184.72% vs TIGER +187.55%. TIGER 2.84%p 우위
- 이번 급락(6.22~7.29) — KODEX −47.79% vs TIGER −50.21%. KODEX가 2.42%p 덜 빠졌습니다.
‘어느 상품이 더 좋다’고 말하려면 기간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1년 수익률만 걸어놓고 비교하는 글이 많은데, 그 1년이 특정 종목이 폭등한 구간이면 결과가 그 종목 비중에 따라 정해집니다.
이름은 비슷한데 담은 것이 다릅니다
두 상품의 구성종목 공시를 나란히 놓고 봤습니다.

- 1·2위가 뒤바뀌어 있습니다. KODEX는 SK하이닉스(39.48%) > 삼성전자(23.49%), TIGER는 삼성전자(30.72%) > SK하이닉스(26.79%)입니다.
- SK스퀘어는 TIGER에만 20.73% 들어 있습니다. KODEX 35종목 목록에는 없습니다.
- 종목 수가 3배 넘게 다릅니다. KODEX 35개, TIGER 11개(현금 포함).
- 이력 차이도 큽니다. KODEX는 2006년 6월 상장으로 20년, TIGER는 2021년 8월입니다.
그럼 이 구성 차이로 33.64%p가 설명되는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먼저 개별 종목이 얼마나 움직였는지 봤습니다.

여기서 제 계산이 틀렸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계산했습니다. 현재 비중에 각 종목의 1년 수익률을 곱해서 어느 쪽이 더 벌었어야 하는지 추정한 것입니다.
- KODEX — SK하이닉스 39.48%×+433.7% + 삼성전자 23.49%×+195.3% … 합계 +222.9%p
- TIGER — 삼성전자 30.72%×+195.3% + SK하이닉스 26.79%×+433.7% + SK스퀘어 20.73%×+469.7% … 합계 +278.4%p
이 계산대로면 TIGER가 더 벌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KODEX가 33.64%p 앞섰습니다. 결과가 반대로 나왔습니다.
계산 방식 자체가 틀렸습니다. 비중은 지금 기준인데 수익률은 지난 1년입니다. SK스퀘어가 469% 올랐다는 것은, 1년 전 이 종목의 비중이 20.73%보다 훨씬 작았다는 뜻입니다. 많이 오른 종목은 그 결과로 비중이 커집니다. 그 비중을 과거에 소급해 쓰면 결과를 원인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이 오류는 흔합니다. ‘이 ETF는 A종목을 30% 담고 있어서 수익률이 좋았다’는 설명이 그런 구조입니다. 30%가 된 것은 A가 올랐기 때문일 수 있는데, 순서를 뒤집어 말하는 것입니다.
정확히 하려면 1년 전 시점의 비중이 필요합니다. 과거 구성종목 공시는 확인하지 못해, 이 방향으로는 검증을 마치지 못했습니다. 대신 다른 경로로 원인을 찾았습니다.
원인은 지수를 만드는 규칙에 있었습니다
두 상품은 기초지수가 다릅니다. KODEX는 KRX 반도체, TIGER는 FnGuide 반도체TOP10입니다. 그 지수를 어떻게 만드는지가 공시에 나와 있습니다.

미래에셋 공시 문구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시가총액 평균 상위 10종목으로 구성하고, 상위 2개 종목은 25% 비중, 하위 8개 종목은 나머지 50% 내에서 유동시가총액 가중으로 산출’입니다.
반면 KODEX가 따르는 KRX 반도체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고, 실제 구성 공시에서 1위 종목 비중이 39.48%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상위 2종목을 25%로 묶는 제한이 없다는 뜻입니다.
지난 1년 SK하이닉스는 +433.71% 올랐습니다. 비중 제한이 없는 쪽은 그 상승을 그대로 담았고, 상위 2종목을 25%로 묶는 쪽은 정기변경 때마다 비중을 되돌립니다. 오른 종목을 덜어내고 덜 오른 종목을 채우는 셈이라, 한 종목이 압도적으로 오르는 구간에서는 뒤처집니다.
반대로 그 한 종목이 무너지는 구간에서는 이 규칙이 방어가 됩니다. 한 종목에 40% 가까이 실리지 않도록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3년으로 늘렸을 때 두 상품 성과가 거의 같아진 것도 이런 구간들이 섞여 상쇄된 결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어느 규칙이 낫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쏠림을 허용하면 몰린 종목이 오를 때 더 벌고 빠질 때 더 잃습니다. 코스피200에서도 같은 문제를 다뤘습니다 — 상위 2종목이 59.56%인 구조였습니다.
20년 동안 −40% 이상이 다섯 번
KODEX 반도체는 2006년 6월에 상장해 이력이 20년입니다. 상장 이후 4,953거래일의 시세를 전부 받아 큰 낙폭 국면을 세어봤습니다.
- −61.7% (2007.07 → 2008.10) — 금융위기 구간
- −47.8% (2026.06 → 2026.07) — 지금, 역대 두 번째
- −45.4% (2021.04 → 2023.01)
- −44.3% (2017.11 → 2019.01)
- −41.1% (2024.06 → 2024.12)
−40% 이상이 20년간 다섯 번, 평균 4년에 한 번꼴입니다. 가장 최근인 2024년 하반기에도 −41.1%가 있었으니, 이 정도 낙폭은 이 상품에서 예외적 사건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상장 이후 누적은 +1,138.79%입니다. 20년을 들고 있었다면 열두 배가 됐다는 뜻인데, 그 사이 반토막이 다섯 번 지나갔다는 사실이 함께 있습니다.
나눠 사면 어느 구간에서 유리했나
같은 1,200만 원을 넣는 방식만 바꿔 계산했습니다. 기간에 따라 결론이 갈렸습니다.
- 1년 — 일시 +167.76% vs 매월 +55.81%. 일시 111.95%p 우위
- 3년 — 일시 +184.72% vs 매월 +145.03%. 일시 39.68%p 우위
- 5년 — 일시 +169.85% vs 매월 +180.88%. 적립식 11.03%p 우위
- 10년 — 일시 +436.38% vs 매월 +257.92%. 일시 178.47%p 우위
5년 구간에서만 적립식이 앞섰습니다. 그 안에 2021~2023년의 −45.4% 구간이 들어 있어, 적립식이 낮은 가격에 물량을 늘릴 기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1년·10년처럼 구간 전체가 상승 우위였던 경우에는 일찍 전액을 넣은 쪽이 크게 앞섰습니다. 적립식은 ‘더 버는 방법’이 아니라 진입 시점 하나에 결과가 좌우되지 않게 하는 방법이고, 그 대가로 상승 구간에서는 덜 법니다.
계산 조건 — 총 1,200만 원 균등 분할, 분배락이 반영된 수정주가 사용(분배금 재투자 가정), 매매수수료·세금 미반영, 2026년 7월 29일 종가 기준.
두 상품을 놓고 볼 때
- 1년 수익률 비교만으로 고르지 않기 — 1년은 33.64%p 차이지만 3년은 2.84%p입니다. 구간이 결론을 만듭니다.
- 쏠림을 허용하는 쪽인지 확인하기 — KODEX는 1위 종목이 39.48%, TIGER는 상위 2종목을 25%로 묶습니다. 한 종목의 등락을 얼마나 그대로 맞을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 SK스퀘어가 들어 있는지 — TIGER에는 20.73%, KODEX 목록에는 없습니다. 같은 ‘반도체’라도 담긴 종목이 다릅니다.
- −40% 낙폭은 예외가 아니라는 점 — 20년간 다섯 번 있었고 지금이 두 번째입니다.
- 보수는 변수가 아닙니다 — 둘 다 0.45%로 같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남습니다. 앞선 글에서 짚었듯 코스피200 자체가 이미 반도체 두 종목에 59% 넘게 쏠려 있습니다. 코스피200 ETF를 들고 있다면 반도체 ETF를 더 담는 것은 분산이 아니라 집중입니다.
이 글은 어느 상품이 낫다고 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수익률 숫자 하나가 아니라, 그 숫자가 나온 규칙을 보면 다음 구간에 무엇이 달라질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공시와 시세를 받아 직접 계산한 결과이며, 과거 수익률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시세는 2026년 7월 29일 종가, 구성종목·지수 방법론은 2026년 7월 공시 기준입니다. 본문에 적었듯 현재 비중으로 과거 성과를 역산하는 계산은 성립하지 않아 철회했고, 과거 시점의 구성 비중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반도체 업황이나 개별 종목의 전망은 다루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데이터를 어디서 가져왔나
-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 FnGuide 반도체TOP10 지수 산출 방법·상품 공시: tigeretf.com
- 네이버 금융 — ETF 상세·구성종목(FnGuide 제공)·일별 시세(091160·396500·000660·005930·402340 외, 2006.06~2026.07): finance.naver.com
- 구간 수익률·낙폭 국면 집계·적립식 비교는 위 데이터를 받아 재테크랩이 직접 계산
같은 테마를 다른 상품으로 본 글은 TIGER 반도체TOP10 편, 쏠림 문제를 대표지수에서 다룬 글은 KODEX 200 편에 있습니다. ‘같은 지수에 상품이 여러 개일 때 무엇으로 고르나’는 미국배당다우존스 편에서도 다뤘습니다. ETF가 처음이라면 이 글부터 보시면 됩니다.